샤넬 클래식 플랩백 라지 1678만원
프라다·보테가 베네타도 1천만원대 출시
'김희애 백'으로 유명한 루이비통 카퓌신 1145만원

최근 여자친구의 생일을 맞아 명품백을 선물하러 백화점에 들렀던 30대 남성 A씨는 "가격이 너무 올라 할부로도 사지 못하고 그냥 돌아섰다"며 "너무 씁쓸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이어 "오래 사귄 여친이고 결혼까지 생각해서 큰맘을 먹고 선물하려다 포기했다"며 "물가 자체가 너무 미쳤다고 생각했는데 명품은 더 미친 것 같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아무리 명품이라고는 하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서 작은 것도 하나 못 사주겠더라고요. 이것도 못 사줄 정도인가 자괴감이 들었죠."

A씨의 이같은 하소연은 ‘엄살’이 아닙니다. 실제로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올 들어서 잇달아 가격을 인상한 가운데 샤넬을 비롯해 프라다, 보테가 베네타 등이 1000만 원이 훌쩍 뛰어 넘는 가방들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샤넬과 에르메스의 백이 1000만원을 넘었지만 이제는 웬만한 명품 브랜드는 대부분 1000만 원 이상의 라인을 선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2024년 5월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프라다가 선보인 갤러리아 가죽 백들은 1000만원이 넘게 책정됐습니다. 우선 플로럴 아플리케 장식 라지 프라다 갤러리아 가죽 백은 1120만원에 책정됐습니다. 높이는 22cm, 폭은 32cm, 길이는 13cm입니다. 탈부착이 가능한 맞춤 조절형 가죽 숄더 스트랩 최대 길이는 120cm, 최소 길이는 110cm입니다. 또 ‘카리나 백’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엑트라 라지 프라다 갤러리아 스터드 장식 가죽 백은 1천70만원에 책정됐습니다.

일명 ‘카리나 백’으로 불리는 이 백은 80여개의 개별 피스를 수작업으로 조립한 3개의 수납 공간이 있는 스타일입니다. ‘빅 백'이 인기를 얻으면서 사이즈를 키웠는데 엑스트라 라지 사이즈는 폭이 40cm, 길이 17cm, 높이 28cm입니다. 탈부착이 가능한 맞춤 조절형 가죽 숄더 스트랩 최대 길이 107cm입니다.
최근 가격 인상을 한 보테가 베네타도 신상품 맥시 로렌 1980 클러치를 1074만5000에 선보였습니다. 패딩 처리한 가죽 소재를 인트레치아토 수공 기법으로 완성한 게 특징입니다. 소재는 양가죽이며 사이즈는 세로 26cm, 가로 54cm, 폭 19cm입니다.
‘김희애 백’으로 유명한 루이비통의 카퓌신 GM 수플도 1145만원입니다. 오피스 룩부터 위켄드 룩까지 모두 매치하기 좋은 인기 라인입니다. 소재는 카프스킨이며 사이즈는 길이 38cm, s높이 23cm, 너비 16 cm입니다.

3월 주요 가 제품의 가격을 6~7%가량 인상한 샤넬의 경우는 대표 라인들이 대부분 1400만원을 넘는입니다. . 대표 제품인 '클래식 플랩백'의 미디엄은 1450만원에서 1557만원으로, 라지는 1570만원에서 1678만원으로 올랐습니다. 이 외에 '뉴미니'(748만원), '보이백'(1021만원) 등 주요 제품도 가격이 상승했습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그돈으로 저축하고 부모 효도나해라. 머리가 골비었냐? 서로 더치페이 해주며 착한 여친들도 많다 연애한두번함?? 물욕보다 심성을 봐라" , "저거 원가 10만원은 나오냐? 거품이 심해도 너무 심하잖아? 저런거 들고 다니면 쥐뿔도 없는 여자들이 품위가 있어지나? 엉??" ,"그냥 돌아서 나온건 당신이 용기있고 아직은 이성적이란 증거이다. 그럼에도 여친의 반응이 부정적이면 헤어지는게 맞다. 명품가방 들었다고 사람이 다 명품은 아니다. 마음이 명품이길..." 등의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명품 소비, 행복하시나요?

이렇듯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 속에도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의 콧대는 여전히 높습니다. 경기 불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주요 제품 가격을 줄줄이 올리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의 명품 사랑은 유명합니다. 우리 사회는 남들과 비교하며 자신의 성공이나 부를 뽐내고 싶어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허영심 또는 과시욕으로 가격이 올라도 수요가 증가하는 ‘베블렌 효과’가 명품 시장에서 잘 맞아떨어진 것입니다.
여기에다 코로나19 보복 소비 여파로 MZ세대를 중심으로 ‘플렉스(자신의 성공이나 부를 과시하는 행위)’ 문화가 유행한 점도 컸습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샤넬코리아 매출은 1조7038억원으로 전년 대비 7.1%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디올(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의 매출액은 12.5% 늘어난 1조456억원을 기록했고, 에르메스코리아도 22.6% 뛴 7282억원의 매출을 거뒀습니다.
문제는 명품 시장 성장세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점입니다. 가장 큰 부작용은 ‘가품(짝퉁)’입니다. 명품 시장이 성장하자 각종 명품 브랜드의 디자인과 상표를 위조한 짝퉁 시장도 덩달아 성장하고 있는 것.
관세청 집계를 보면 2018~2023년 5년간 지식재산권(지재권)을 침해해 세관 당국에 적발된 수입품 규모는 2조902억원(시가 기준)입니다. 브랜드별로는 루이비통이 246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는 롤렉스(2137억원), 샤넬(1135억 원) 등의 순이었습니다.

올해 들어 지재권 침해 물품의 적발 사례는 더욱 늘고 있는 추셉니다. 지난 1∼2월 적발된 지재권 침해 수입품 규모는 65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9% 뛰었습니다.
















최근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 직구 플랫폼 기업들이 국내 시장에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짝퉁 제품 유입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명품을 소비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입니다. 다만 과시적 소비는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무조건 비싼 물건 만이 우월한 만족감과 행복감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이제는 본인의 일상 속에서 진짜 행복과 즐거움을 느끼는 합리적인 소비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