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4일제 국가 총정리 "싱가포르 아시아 국가 중 첫 본격화".. 국내 도입 회사 어디?

싱가포르가 아시아 국가 최초로 ‘주 4일제 도입’으로 가는 첫 걸음을 떼며, 국내 도입 회사와 본격화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싱가포르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주 4일제' 도입

2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6일 싱가포르 노사정 연합이 올해 12월 1일부터 모든 직원이 고용주에 유연근무를 요청할 수 있도록 새 고용 지침을 마련해 발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노동자는 출퇴근과 근무시간, 장소·형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며 주4일제가 가능해졌습니다.
육아나 간병, 건강 등 ‘합당한 사유’가 있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하루 업무 시간을 조정해 일주일에 나흘만 일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고용주가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거절하면 싱가포르 인력부의 경고를 받고 관련 교육을 이수해야 합니다.
주4일 근무 고려하는 이유

주 4일 근무 지침을 만든 것은 젊은이들이 돈보다 유연한 근무 환경을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홍콩 등과 ‘인재허브 경쟁’을 벌이는 싱가포르로서는 인공지능(AI) 전문가 등 최고급 두뇌들에게 자유로운 근무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국가 경쟁력 강화의 핵심이라고 본 것입니다.
만성화된 저출산·고령화에 대응하려는 포석도 있습니다. 싱가포르에서는 2030년이면 전체 인구 4명 가운데 1명 꼴로 65세 이상이 됩니다.
고령의 가족을 돌보느라 취업하지 못하는 이들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고령화 추세 자체를 막을 순 없어도 근무 여건을 개선하면 장년층과 경력단절여성이 사회로 복귀할 수 있어 인력난을 완화할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주4일 근무 도입 국가

싱가포르 외에도 세계인구리뷰(World Population Review)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은 물론, 독일, 벨기에, 스페인, 영국, 아일랜드 등 유럽 지역과 아시아에서는 일본까지 약 20개국이 주 4일제를 도입했거나 시험 중입니다.
미국의 대표적 진보 정치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도 지난 14일(현지시간) 주당 근로시간을 40시간에서 32시간으로 낮추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글로벌 회계법인 KPMG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 대기업의 30% 정도가 주 4일 또는 4.5일 근무제 도입을 고민하고 있으며, 영국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주 4일 근무제 시행에 참여한 대다수 기업이 1년이 지난 현재에도 4일 근무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한국 주4일제 회사, 기업 어디?

그러나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경영진들의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해 주 4일제를 시행하는 기업은 극소수입니다.
한국은 세계에서 손꼽을 정도로 ‘일 많이 하는 나라’ 중 하나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 근로자의 연평균 근로 시간은 1901시간입니다. 이는 38개 회원국 가운데 5번째입니다.
국내 기업 가운데 온전한 주 4일제를 시행 중인 곳은 휴넷이 있습니다. 근로 시간이 줄어들면 생산성도 줄어드는 게 당연한 이치라고 볼 수 있으나 휴넷은 주 4일제 시행 1년을 맞은 지난해 7월 기준 매출이 전년보다 20% 증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으로는 성장보다 ‘질’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이외에도 주 4일제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으로는 에네스티, 뮬라웨어, 엔돌핀커넥트 등이 있으며 주 4.5일제를 유지하는 기업은 우아한 형제들, 여기어때, 김영사가 있습니다.
카페24, 카카오게임즈, 밀리의 서재 등은 월 2회 주4일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기업, 병원, IT, 재조업계 변화는?

국내 대기업들이 시행 중인 주 4일제는 격주나 월 단위입니다. SK그룹과 CJ그룹 계열사들이 대표적입니다. 다만 2주에 한 번 금요일을 휴무일로 지정해 운영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주 4일제보다는 주 4.5일제에 가깝습니다.
국내 ‘빅5′ 병원 중 한 곳인 세브란스병원도 주 4일제를 도입했습니다. 지난해 3개 병동에서 실험적으로 추진했고 2곳을 더 확대 적용합니다. 근로 시간이 줄면서 임금도 줄었지만, 주 4일제를 경험한 간호사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입니다.
한편 포스코는 1월 22일부터 상주 근무 직원 1만여 명을 대상으로 ‘격주 주 4일제’를 시작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완전한 주 4일제는 아니지만 미리 근무시간을 채우면 연차를 안 쓰고도 쉴 수 있는 ‘절충적 격주 주4일제’인 것입니다.
그러나 모든 국가와 기업이 주4일제로 성공적인 결과를 얻은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프랑스는 실업률을 낮추고자 주4일제를 도입했으나 실패했으며 지금까지도 대표적인 실폐 사례로 꼽히고 있으므로 여러 상황을 고려한 계획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