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평생 모은 3억 다 날렸다"...비트코인 급락에 선물 투자자들은 오열했다

"평생 모은 3억 다 날렸다"...비트코인 급락에 선물 투자자들은 오열했다

 
KBS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세가 고점 부근에서 곤두박질치자 가상자산 파생상품인 선물(futures)시장에선 단 하루만에 7800억원에 달하는 롱(상승) 포지션이 강제청산됐습니다. 강제청산된 숏(하락) 포지션의 3배가 넘는 규모입니다. 가상자산이 랠리를 펼칠 때 숏포지션이 롱포지션보다 2.5배 더 청산됐던 것에서 반전된 흐름입니다. 

 

포모(Fear Of Missing Out·상승장에서 나 홀로 소외되는 것에 대한 불안감)' 심리에 휘둘린 투자자들이 너도나도 롱포지션으로 진입했다가 중대한 손실을 입는 정황도 속속 포착됩니다.

2024년 3월 20일 가상자산 데이터 추적업체 코인글래스 집계에 따르면 오전 8시30분까지 24시간에 걸쳐 해외 가상자산거래소인 바이낸스, OKY, 바이비트, 후오비, 비트멕스,코인엑스, 비트파이넥스의 선물시장에서 총 7억3813만달러(9869억원) 규모 포지션이 강제청산된 것으로 추산됩니다.

포지션별 강제청산 규모는 롱과 숏이 각각 5억8315만달러(7797억원), 1억5498만달러(2072억원)규모입니다. 가상자산 중에 강제청산 규모가 가장 컸던 종목은 비트코인 선물로 2억3876만달러에 달했습니다. 이더리움(1억5363만달러) 솔라나(4742만달러)가 뒤를 이었습니다.

"평생 모은 3억 날렸다"…비트코인 급락에 선물 투자자들 '패닉'

 
온라인 커뮤니티

비트코인은 2월13일 4만9931달러에서 3월13일 사상 최고가인 7만3750달러까지 47% 급등했습니다. 하지만 이날까지는 15% 급락(6만2654달러)하며 요동을 치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선물은 가상자산종류·가상자산거래소에 따라 최대 125배의 초고배율 레버리지를 사용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리스크 헤지(위험 회피)용으로 쓰일 수도 있고 시세가 예측대로 움직일 경우 수익률을 순식간에 증폭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측이 미세하게 틀리더라도 투자금이 전액 청산될 위험이 있습니다. 만약 국내 투자자들이 포모 심리에 휘말려 초고배율 투자에 나섰다면 투자금 손실로 인해 사실상 '원화 대량 유출'이 빚어질 수도 있는 셈입니다.

 

금융위원회가 가상자산이 자본시장법상 파생상품·ETF(상장지수펀드)가 추종하도록 설계돼야 하는 기초자산의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을 내리면서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들은 선물을 중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바이낸스 등 해외가상자산거래소에서 하나둘 선물 투자에 나섰습니다. 직장 이메일 계정 인증을 통해 가입되는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직장으로 표기된 회원이 '선물하다가 평생 모은 3억 날림'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저번주 폭락에 반등 좀 먹어보겠다고 남은 1억으로 롱 크게 들어갔는데 65k(비트코인 65만달러)가 깨지더라"라며 "선물의 끝은 0이라는게 괜히 있는 말이 아니었구나"라고 썼습니다.

직장란이 '경찰청'으로 기재된 회원은 "현물로 가진 것들 헤지 개념으로 만불씩 거래소 2개에 두고 저배(율)로 숏친다"라며 "저번에 비트 73k 때 숏친거 덕에 출금해서 물 더 탔다"고 했습니다. '현대자동차'로 표기된 회원은 "욕심 내면 바로 10% 잘려나간다"라고 했습니다.

 

청년 적금으로 비트코인 투자…영끌 나서는 2030세대

 
KBS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꿈의 가격 1억원을 돌파하자 강원지역 청년층을 중심으로 투자 열기가 되살아나는 분위기입니다. 청년적금 만기 시점과 맞물려 저축액을 모두 쏟아붓는 '과열' 움직임까지 포착되면서 경고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직장인 정모(28·강릉시 입암동)씨는 최근 1,200만원을 들고 비트코인 투자에 뛰어들었습니다. 투자금의 출처는 지난 달 만기된 청년희망적금.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할 경우 다른 적금을 해지해 추가매수에 나설 계획입니다.

정씨는 "코인투자 붐이 불었던 2021년 혼자 돈을 벌지 못했다는 후회가 많았다"며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에 투자했다. 아직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비트코인은 가파른 상승셉니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 11일 사상 처음 1억원을 돌파한 이후 매일 100만원 이상 오르는 깜짝 랠리를 펼치며 14일 최고가 1억500만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주말 사이 9,600만원 대까지 하락하기도 했지만 상승흐름을 되찾아 18일 현재 9,900만원 선을 횡보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오름세에 힘입어 가상화폐 거래규모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습니다. 18일 가상화폐 데이터 분석업체 '코인게코' 집계 결과 업비트, 빗썸, 코빗, 코인원, 고팍스 등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5곳의 최근 24시간 거래량은 9조2,271억원(69억1,400만달러) 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같은 날 코스피 거래대금(9조3,537억원)에 맞먹는 수준입니다.

이 같은 뜨거운 열기는 비트코인 가격 급등 이후 온라인을 통해 수익인증 게시글 확산되면서 투자 심리가 높아진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실제 비트코인이 1억원을 돌파했던 지난 11일 국내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한 공무원이 투자 계좌 캡쳐본과 함께 '압구정 현대아파트 사러간다'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또 다른 직장인 김모(30·춘천시 동내면)씨는 "주식에 투자했던 돈 500만원을 일부 손해를 보며 코인으로 옮겼다"며 "주변인들이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 비트코인을 하지 않으면 손해라는 생각이 들어 투자를 결심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가격이 단기 조정을 겪더라도 당분간 추세적 상승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다만 비트코인의 해외가격과 국내가격 차이를 나타내는 김치프리미엄이 8% 수준까지 치솟은 만큼 과열을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임민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상반기까지 기관의 신규 진입과 개인투자자들의 투기 수요가 자금 유입을 가속할 것"이라며 "다만 2021년처럼 가격 상승이 투자의 유일한 동인이 돼선 안 된다"고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