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관 멱살 잡던 유영철도..." 기강 잡힌 전국의 사형수들, 얌전히 말 잘 듣고 있는 근황 (+이유)
사형이 확정된 연쇄 살인범 유영철이 최근 교도관의 지시에 순응하는 등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교정당국에 따르면 유영철은 지난 9월 대구교도소에서 서울구치소로 이송된 뒤 아무런 사건사고 없이 조용히 수형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8년째 복역 중인 유영철은 이전까지 교도소로 외설잡지를 반입하거나 교도관을 폭행 또는 협박하고, 동료 재소자들과도 갈등하는 등 문제 행동을 일삼아 왔습니다.
'사형' 언급에 확 달라진 태도
지난 8월, 한동훈 법무장관이 "사형시설을 언제든 집행 가능한 상태로 재정비하라"고 지시한 뒤 서울구치소와 부산구치소, 대전교도소, 대구교도소의 사형시설 개선 작업이 이루어 졌습니다.
당시 사형시설이 없었던 대구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유영철이 서울구치소로 이감된 것은 그 직후입니다. 이를 두고 유영철의 태도가 달라진 것도 이 같은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미집행 사형수는 유영철을 포함해 ‘신혼부부 엽총 살인’ 정형구, 여성 10명을 살해한 강호순 등이 있습니다. 이들을 포함한 전국의 사형수 59명 상당수가 기강이 잡힌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해졌습니다.
이를 두고 교정당국 간부는 “유영철 이감 소식이 빠르게 퍼져 전국에서 ‘사형수들의 생활 태도가 크게 개선됐다’는 보고에 우리도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내가 사이코인 걸 모르냐"며 난동 부리던 유영철
2003년부터 20명을 살해한 유영철은 2005년 6월 사형이 확정돼 현재까지 복역 중입니다.
앞서 유영철은 감옥에 들어간 후 "난 어차피 사형수라 잃을 게 없다"거나 "내가 사이코인 걸 모르냐"며 교도관과 동료 수감자들을 상대로 행패를 부려왔습니다. 유영철은 교도관을 깨물거나 폭행하고 목을 졸라서 독방에 수감된 적도 있습니다.
심지어 교도관을 통해 야설을 밀반입한 사실이 보도돼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를 두고 전직 형사 출신 김복준은 해당 교도관이 돈이나 뇌물을 받았기 때문이 아니라 유영철에게 하도 시달린 나머지 타협의 의도로 '이거라도 먹고 떨어져서 조용히 있으라'는 뜻에서 준 것일 거라고 해석하였습니다.
이후에도 2019년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유영철이 걸핏하면 꾀병을 부려서 혈세를 낭비하게 하며 사실상 교도소에서 교도관들 머리 꼭대기 위에 군림하며 희희낙락하고 있다고 전해 공분을 샀습니다.
이는 유영철만의 문제가 아니었는데, 한 교정시설 관계자는 "함께 수감 중인 재소자들도 사형수는 안 건든다. 어떤 일을 저지를지 모르니 엮이지 않으려는 건데 모두가 기피하니 사형수들이 더욱 제멋대로다"라고 말했습니다.
사형 집행 재개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는 지난 1997년 이후 26년째 사형집행을 하지 않고 있고, 2016년 강원도 군부대에서 총기 난사로 동료 5명을 살해한 혐의로 임모 병장이사형 확정 선고를 받은 이후 사형 확정판결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국제앰네스티는 2007년부터 한국을 ‘실질적 사형제 폐지국’으로 분류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7~8월 신림역 칼부림사건, 관악산 등산로 살인사건, 서현역 칼부림사건 등 강력·흉악범죄가 잇따르면서 정치권에서 사형 집행 논의가 다시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한동훈 법무 장관이 교정시설에 있는 사형 집행 시설 점검을 지시하면서 사형 집행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었으나 국제사회 국가 이미지를 고려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