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전공의 파업, 충격적인 행동지침 논란…환자에게 문제 생기면 어떡하냐(+매디스캠프)
이른바 '빅5' 병원의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사직서를 낸 뒤 병원을 떠나기로 한 시점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전국 전공의들 사이에서 사직서 제출이 확산할 전망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집단행동을 예고한 전공의들 사이에 사직 전 일부 자료를 지우거나 수정하라는 내용이 공유됐다는 사실이 온라인 상에서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병원·전공의 파업 현황
19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지난 16일 '빅5' 병원 전공의 대표들과 논의한 결과 이날까지 해당 병원 전공의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 오전 6시 이후에는 근무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빅5 병원은 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을 말합니다.
이 가운데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등 일부 진료과목 전공의들은 이보다 하루 앞선 19일 사직서 제출과 함께 근무를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세브란스 소아청소년과의 한 전공의는 공개적으로 사직의 뜻을 표하며 "19일 소아청소년과 1∼3년차의 사직서를 일괄적으로 전달하고, 오전 7시부터 파업에 들어간다"고 알렸습니다.
세브란스병원은 이미 오는 19일 전공의의 총파업을 가정한 채 내부에서 수술 스케줄 조정에 착수한 상태입니다. 이들 병원 외에도 전공의들의 사직은 잇따르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6일 오후 6시 기준 전공의 수 상위 100개 수련병원 중 23개 병원에서 715명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상위 100개 병원에 근무하는 전공의 수는 1만2461명으로 사직서를 제출한 715명은 약 5.7%에 해당합니다.
"병원 나오는 전공의들, 파일 지우세요"
한편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집단행동을 예고한 전공의들 사이에 사직 전 일부 자료를 지우거나 수정하라는 내용이 공유됐다는 사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확산되며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자신을 세브란스병원 근무자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대단들 하다. 기업자료 지우고 도망가기"라며 이 같은 글을 올렸습니다.
A씨는 의사 커뮤니티 앱인 '메디스태프'에 올라온 공지 글도 캡처해 함께 올렸습니다.
'병원 나오는 전공의들 필독'이라는 제목 아래에는 "인계장 바탕하면, 의국 공용폴더에서 지우고 나와라. 세트오더(필수처방약을 처방하기 쉽게 묶어놓은 세트)도 다 이상하게 바꿔 버리고 나와라. 삭제 시 복구 가능한 병원도 있다고 하니까 제멋대로 바꾸는 게 가장 좋다"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전공의 행동지침 논란
이를 두고 블라인드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습니다.
몇몇이 '저러다가 처방 환자에게 문제가 생기면 어떡하냐'고 우려하자, 의사들은 세트오더는 처방을 내릴 때 편하려고 저장해둔 단축키 같은 것이라 지운다고 환자에게 문제를 주진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의사들의 이러한 행동이 업무방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한 변호사는 블라인드에서 “기업 직원이 출근해서 회사 컴퓨터로 만든 자료는 모두 기업 소유”라고 반박했습니다.
또 다른 대기업 직원도 “사기업에서 저렇게 했다간 바로 고소당한다. ‘지우는 게 아니라 제멋대로 바꾸라’고 했는데 이게 과연 개인 자료냐. 누가 봐도 후임이 활용할 수 없도록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습니다.
현재 해당 글은 블라인드에서 삭제된 상태입니다.
의사 "X소리 말라고…내일부터 전공의 없다고 하세요"
이어 한 의사가 간호사에게 보낸 메시지도 공개되며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누리꾼 A씨는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 대형 병원 의사와 간호사가 나눈 대화라고 주장하면서 사진 한 장을 게재했습니다.
사진 속 대화에서 간호사가 처방을 부탁하자, 의사는 "아 X귀찮네요"라고 답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어 간호사가 "퇴원도 될 수 있으면 화요일에 가고 싶다고 한다"라고 하자, 의사는 "X소리 하지 말고 가라고 하세요. 내일부터 전공의 병원에 없다고"라고 했습니다.
의사와 간호사가 메시지를 주고받은 마지막 시각은 전날 오후 4시 55분입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의사라고 점잖떨더니 돈에 미친 싸이코들이었네", "환자에게 문제가 생기면 무조건 구속 수사에 면허 박탈 해야 한다", "앞으로 히포크라테스 선사하지 마시오. 선생이란 표현이 아까다", "파일 함부로 지우다가 업무방해로 고소당할 수 있습니다. 저란 심보로 무슨 의사를 해왔다는 건지.", "난 증원 반대 입장이었는데 이런 집단인줄은 또 몰랐네.." 등과 같은 반응을 보였습니다.